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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회고] 나의 첫 면접카테고리 없음 2024. 11. 24. 03:15
갑작스레 면접 연락이 와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갔습니다. 떨어질 것을 알고 갔지만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전반적인 회고
면접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준비를 못했거든요.(연락받고 바로 다음날 오전에 봤습니다..) 해당 회사 면접관 분들은 친절하셨고, 저에 대해 그래도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하신 것 같았습니다. 면접을 볼 실력이 전혀 아닌데 감사하게도 면접의 기회를 주셔서 인생 첫 면접을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면접을 보던 도중 현타가 온 저는 '아, 나는 개발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번뇌 속에서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진로에 대해 제대로 고민해보며 오히려 큰 것을 배웠습니다.
첫 면접을 통해 배운 것을 크게
기술적으로
,인성적으로
2가지로 나누어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술적으로
사용한 기술과 언어에 관련 질문
언어의 동작 방식이나 사용한 기술의 특징에 대해 질문 받았을 때, 잘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외워둔 것은 있었지만, 더 나아가 설명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서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기술 질문엔 거의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준비를 안해서 답변을 못한게 컸지만, 무엇보다 저의 고질적인 문제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 질문..나같은 두뇌에겐 외워서 되는게 아니다
기술적인 질문은 기술 면접 책으로 어느정도 대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달달 외우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것을 이번 면접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이 이해해야 말할 수 있는 두뇌라면 결국 들통이 납니다^^
취업 해야되니깐 공부하는거야 -> 애초에 잘하고 싶어서 공부하는 것이 되어야 함
애초에 목표 설정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머리로는 '당연히 잘하려고 하는거지~'였었지만 면접을 보고 난 후에는 사실 단순히 면접을 어찌저찌 통과해보기 위한 근시안적인 방법이었음을 가슴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진짜...뭘 위해 취준을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취뽀가 중요한게 아니다 진짜 내 실력이 중요하다.
이렇게 정신차리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관련 질문
어떤 기술을 사용했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망했구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당시의 저는 구현이 급급했기에 코드가 동작만 하면 효율이고, 중복이고, 기술의 원리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심도있는 고민을 당시엔 했을지 몰라도 어디 적어놓지 않으니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적어놓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게 느꼈지만, 제일 중요한건 또
애초에 플젝을 누굴 위해 했는가?
를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누굴 위해" 키워드는 이 글 내내 계속 나옵니다.
결국 프로젝트는 내가 성장하려고 하는 것이고, 내가 만들고 싶은 거 만들기 위한 시간인 것인데..결과물 만들어서 학점 얻기 급급했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엔 최선이었겠지만, 이후에 형편 없는 코드임을 알고서도 프로젝트 경험으로 넣은 것은..제가 생각해도 어이없습니다. 넣을 것이라면 반드시 리팩토링해야하고, 그때 못했던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해야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쓴 더러운 코드를 마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 인성적으로
왜 컴퓨터공학? 왜 개발자?
질문 중에 왜 컴퓨터공학에 진학했고, 왜 개발자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는지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나름 명확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제대로 생각 안해보았다는 것을 기술 질문에 답하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기술 질문에 하나도 답을 못하네 -> 어떤 사람이 답변 잘할까 -> 개발 좋아하는 사람, 컴퓨터 좋아하는 사람 -> 나는 개발 싫어하나 -> 그건 아닌데 진심으로 왜 되고 싶은지 고민을 안해본 건 팩트다
오래 앉아서 문제 해결하는 것이 좋아서 컴퓨터공학에 왔습니다. 컴퓨터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구요. 그런데 특별하게 개발자를 꿈꾼 이유를 꼽아본 적은 없습니다. 한참 앉아서 같은 고민을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느껴지는 그 쾌감이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아무튼 '컴퓨터로 문제해결하는 사람이 개발자니까' 라는 흐름이었던 것 같은데, 뭔가 명분이 없었습니다.
묵묵히 보이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서비스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늘 노력하는 개발자가 멋져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힘을 숨기는 사람이 그렇게 멋있더라구요..?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진 않는..그걸 이 세상이 잘 돌아가는 데 하나의 톱니바퀴로서 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지향하는 덕목이기도 합니다.
제가 되고 싶은 개발자는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조용히 문제 잘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현재는 엄청난 기술도 없고, 문제도 해결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이 재밌는 개발을 내가 취업의 도구로만 생각하게 되었을까?
내 실력에 자신이 없으니까 그렇다. 실력을 키우는 것만이 답이다.라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붙여준다고 해도 못가겠어
놀랍게도 진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저의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 입사의 기회가 어쩌다 주어진다고 해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개발자가 되기에 얼마나 부족한지 여실히 깨닫고 너덜거리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누군가 나에게 좋은 일자리를 준다고 해도, 지금 이 상태로 들어가서 견딜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혹자는 완벽할 때를 기다려도 그때는 오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 말입니다. 완벽하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즐겁게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즐거움은 자신감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시간들이었습니다.
즐거움은 자신감에서 온다. 자신감은 실력에서 온다. 나의 재미는 나의 성장에서 온다.
제 인생에서 재미를 가져다 준 것은 '잘하면서, 성취감있는 것'이었습니다. 한때는 코딩을 못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성장을 위한 잠시의 반복과 고통을 계속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자신감을 찾아야겠습니다.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자..사실 제대로 안해봤자너..
총평: 쫄았다
면접의 총평은 "세상에 대하여 쫄았다" 입니다. 쫄았다는 것이 속된 말이긴 하지만, 기가 제대로 죽었다 살아났달까요.
면접을 보러가는 길은 세상에 나 혼자 사회를 마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당연히 아닌 거 아는데, 그때는 그렇더라구요. 온전한 나를 평가받는 곳이니까요. 상처만 받고 올까 두려웠습니다. 면접의 경험을 많이 쌓아야 된다고 하길래 그럼에도 간 것이었는데, 오히려 너무 좋은 기회였습니다. 잠시동안은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문제를 마주볼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어떤 것을 채워야 하는지, 그리고 근본적으로 공부, 코딩, 면접 그리고 면접과 같은 일련의 행위들을 왜 해야 하는지 누굴 위해 해야하는지도 배웠습니다.내가 선택한 모든 것은 나를 위해 시작된 것임을 잊지말자
약간은 아팠지만 오히려 가려운 곳 시원하게 긁었습니다. 묵직한 깨달음도 있었구요, 신기하게 조금은 설레기도 합니다ㅎㅎ...개발자가 꼭 되어야겠다고 늦었더라도 다짐하게 된 기회였습니다.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 마음가짐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